2010년 3월 19일 금요일

여기가 천국이구나

http://blog.naver.com/jun0126/140000367106 2003년 4월 29일 화요일 9시에 Island Hopping 을 가기로 했기 때문에, 아침을 서둘러서 먹어야 했지만, 모닝콜 따위는 부탁하지 않았다. 이미 몇차례 언급을 했지만, 새벽잠이 없는 집사람 때문에… ^^;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하며 매일 아침에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느라 둘 다 고생을 하고 있지만, 왜 여행지에만 가면 그렇게도 아침일찍 일어나는지… 그렇게 놀고 싶어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히 씻고,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방을 나섰다. 전담 웨이터인 나지르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는 도중, 다른 한국인 부부가 식당에 왔다. 그런데, 카메라 가방만 달랑 들고 온 것이 아닌가? Island Hopping 은 주변에 아름다운 리조트를 관람하고, Kuda Bandos 라는 스노클링 포인트에서 스노클링을 즐긴 다음에 마지막으로 원주민들이 사는 섬을 방문해서 쇼핑을 즐기는 프로그램인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노클링 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한 장비를 안 가지고 온 것은 총알 없이 소개팅 자리에 나가는 안일한 자세이며, 앵꼬난 자동차에 키를 꼽고 운전을 하려는 짓이다. 왜 스노클링 장비를 안 가지고 왔냐고, 얼렁 방에 다시 가서 가지고 오라고 했더니, 어디서 빌리는지 몰라서 아직 못빌렸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번에도 도움을 줘야 할 것 같다. 아침식사를 끝내고 배를 타러 가기 전에 Water Sports center 에 들러서 그 친구들의 장비를 대여해 줬다. 스노클링 장비는 오리발과 물안경, 그리고 숨을 쉴 수 있는 대롱(뭐라고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세가지가 한 세트인데, 2인용을 24시간 대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US$14 이니까, 2일 정도 대여를 한다고 하면 US$28, 한화로 3만원이 약간 넘는 돈이니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었다.   Island Hopping 을 하기 전에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이 되었다. 우리 커플과 다른 한국인 커플, 그리고, 영국인으로 보이는 중년 부부와 대학생 정도 나이로 보이는 유럽인 커플이 있었는데, 정말 모델처럼 잘생기고 이쁜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그렇게 인형처럼 생길 수가 있는건지… 옆에 집사람이 있는데, 자꾸 눈을 돌리기가 힘이 들어서 무척 난처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집사람도 그 유럽인 커플의 남자애가 너무 이쁘고 조각같이 생겨서 몰래 힐끔힐끔 쳐다봤다고 하고, 다른 한국인 부부도 서로 몰래 그 커플을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곤 했다고 한다.     Island Hopping 을 맡은 담당자가 일정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해주었다. 다른 리조트를 관람하고, 스노클링을 한다음 Himnabusi 라는 섬에 가서 쇼핑을 할 거라고 하는데, 스노클링을 좀 오래 하는게 좋은지, 아니면 한군데라도 더 다른 리조트를 가는게 좋은지 사람들에게 물었다. 모두 입을 모아 리조트를 더 구경하고 싶다고 뜻을 모았다. 결국, 두 군데의 리조트를 구경하고, 스노클링을 즐기다가 점심을 먹고, 다시 스노클링을 즐기다가 마지막으로 쇼핑을 하러 가기로 결정을 했고, 배를 타고 드디어 Island Hopping 을 떠났다.   처음 방문한 섬은 Baros Resort 였고, 워터 방갈로는 없는 섬이었지만, 해안선이 너무 이쁜 섬이었고, 바다의 색깔이 우리 풀문리조트보다 훨씬 더 이쁜 것 같았다. 섬이 더 이쁘긴 했지만,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섬을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 그동안 해변과 리조트 안에서 만난 사람은 30여명이 전부였다. 객실수가 우리가 머무는 풀문 리조트의 3분의 1 정도 수준이긴 하지만, 투숙객 수는 10분의 1정도 밖에는 안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바로스 리조트의 해변은 확실히 풀문리조트의 해변보다 아름다웠다. 무릎도 안 잠기는 얕은 바다에도 마치 송사리 같은 작은 은빛 열대어들이 무리를 지어 헤엄쳐 다녔고, 반바지가 안 젖을 정도만 걸어 들어가려 해도 해변으로부터 50m 는 걸어가야 했다. 그 정도 깊이에서는 훨씬 이쁘고 아름다운 열대어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바로스 리조트를 떠나 또 다른 리조트를 향해 갔다. 워터 방갈로도 있는 이쁜 리조트 였는데 이름은 메두푸시 리조트였다. 풀문 리조트의 워터 방갈로도 너무 이쁘고 좋았지만, 메두푸시 리조트는 풀문리조트보다 훨씬 더 이쁜 워터 방갈로를 만들어 놓았고, 특히 방갈로 아래의 바다색깔과 깊이, 물살등이 풀문리조트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목조건물로 지어진 아름다운 워터 방갈로와 야자수 잎으로 지붕을 장식한 비치 방갈로만을 놓고 본다면 풀문 리조트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곳이었다.       드디어 메두푸시 리조트를 떠나 Kuda Bandos 로 향해 갔다. 헤엄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며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아내가 어찌나 귀엽던지 그렇게도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Kuda Bandos 에 도착을 했고 오리발과 수경, 숨통을 끼고 바닷속으로 헤엄쳐 들어갔다.   …   그 어떤 말로도 그 아름다움을 설명할 자신이 없다. 발 아래로 잔뜩 펼쳐져 있는 형형색색의 산호들과 그 사이를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온갖 색깔의 물고기들… 사람이 만들수 있는 그 어떤 물감으로도 그 물고기들의 색깔을 표현할 수가 없을것만 같다.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 물고기들은 우리 주변을 자유롭게 헤엄쳐 다녔고, 간혹 헤엄쳐 가는 방향이 서로 맞닥뜨려져서 물 속에서 마주치면 비키지도 않고 물안경 바로 앞에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 녀석도 있었다. 고개를 살짝만 돌려도 수 십, 수 백 마리의 열대어들이 주변을 맴돌았고, 헤엄을 치다가 잠시 쉬려고 일어서면 내 다리가 산호인줄 알고 와서 혹시 먹이가 있는지 입으로 여기저기를 뒤져보는 놈들도 있었다. 하지만, Kuda Banos 스노클링의 하이라이트는 산호섬의 경게부분을 헤엄칠때였다. 모래사장으로부터 약 100m 쯤 헤엄쳐 나가면 산호섬의 경계부분을 구경할 수 있는데, 산으로 따지자면 마치 절벽 같은 부분이어서, 수심이 사람키 정도 되는 깊이에서 바로 수십미터 수백미터로 깊어지는 그런 부분이었다. 길이가 1m 가 넘는 물고기들도 구경할 수 있었고, 수 백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는 아름다운 열대어도 쉽게 볼 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런 곳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고, 바닷속의 절경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탄을 할 뿐이었다.   窄떨? 스노클링을 즐겼을까?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다. 나와 집사람을 포함해 모두 8명이서 식사를 하기 위해 스노클링 프로그램 담당자를 따라 갔더니, 해변에 테이블을 셋팅해 놓고, 바비큐 샌드위치와 스파게티, 샐러드 부페등을 준비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순서대로 음식을 담아와서 자리에 앉았다. 영국인으로 보이던 중년의 부부와 젊은 유럽인 커플, 그리고 우리 부부와 다른 한국인 부부, 이렇게 총 8명이서 2개의 테이블에 함께 앉아 식사를 했는데, 아무래도 영국인 부부와 유럽인 커플은 격의 없는 대화를 주고 받곤 했다. 짧은 영어지만 중간에 끼어들어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영국인 부부는 이미 1주일 전에 몰디브에 휴가를 와서 다음날이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고, 젊은 유럽인 커플은 남자애는 독일인이고 여자애는 프랑스 인이었다. 영국인 중년 부부는 풀문리조트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들에 대한 조언을 해 주었고, 그 중에서도 Sunset cruise 는 꼭 놓치지 말고 참가하라는 얘기를 해주었다. 다행히 Island Hopping 이 끝나자 마자 Sunset Cruise 에 참여하기로 이미 예약을 해놓은 상태였고, 이미 예약을 했다고 하니, 자신들이 그 프로그램에 참여했을때의 좋았던 기억을 마구 늘어놓는데... 솔직히 반밖에 못 알아 들었다. --;; 그리고는, 젊은 유럽인 커플에게 격의 없이 질문을 했는데, 신혼여행은 아니고 연인사이라고 한다. 연인이 몰디브로 일주일간 놀러온다.... --;; 우리나라 사정에서는 쉽게 상상하기 힘든 경우 같다. 집사람이 남자애가 조각같이 생겼다고 너무 이쁘다고 전해달라고 하길래, 그 얘기를 전해주었다. (사실은 여자애가 이쁘다는 칭찬을 더 많이 했다.) 젊은 유럽인 커플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내심 좋아하는 듯한 모습이었고, 우리와 다른 한국인 부부가 신혼여행으로 몰디브에 온 것을 확인하고서는 행복한 신혼여행이 되라는 얘기도 잊지 않고 해주었다. 스노클링에 대해서도 잠시 얘기를 나누었는데, 다들 이곳 몰디브에 와서 처음 해 본 거라고, 그다지 어렵지 않으니 용기를 내어 배워 보라고 조언해 주었다. 사실, 나는 아주 깊은 곳까지 혼자서 다니곤 했지만, 우리 집사람은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계속 얕은 곳에서만 헤엄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영국인 부부의 말을 통역해 주었지만, 쉽게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맛난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스노클링을 하려고 하였으나 갑자기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몰디브는 적도 근처에 위치한 나라이기 때문에, 스콜이라 불리우는 열대성 폭우가 종종 쏟아지곤 한다. 한 30여분간을 무섭게 퍼 붓더니 언제 그런 무서운 폭우가 왔었냐는 듯이 다시 뜨거운 햇살이 내리 쬔다. 스노클링을 즐길때는 몰랐는데, 비가 오는 동안 잠시 비를 피해 앉아 있는 동안 온몸이 화끈 거리기 시작한다. 헤엄을 치느라고 물위에 엎드려서 한시간 이상을 헤엄을 쳤더니 등과 다리 뒷부분이 모두 벌겋게 익어 버렸다. 선블럭을 바른답시고 발랐는데, 다리 뒷부분은 신경을 쓰지 못했고, 그래서 나도 집사람도 모두 시뻘겋게 익어 버렸다. 그래도 물속의 천국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다시 스노클링에 매진을 했고, 우리 부부는 손을 꼭 잡고 함께 스노클링을 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이한 형태와 색깔의 열대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집사람의 수영실력도 잠시의 강습으로 일취월장 하여 수심이 수십미터에 달하는 바닥이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이곳에서 만난 열대어들과 아름다운 산호들은 아마 평생토록 가슴속에서 지워지지 않을것이다.   스노클링을 마치고 Island Hopping 의 마지막 순서인 원주민들이 사는 Himnabusi 라는 섬을 방문을 했다. 여러 개의 작은 상점들과 원주민들의 집이 있었는데, 아무리 기후가 온순하고 살기 좋은 기후라고 하지만 창문은 커녕 현관도 없이 시멘트로만 지어진 허름한 집에서 노인과 어린이들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볼때는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수도도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는 그런 섬이었지만, 작은 상점들이 관광객들을 상대로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으며 개중에 꽤 싸고 괜찮은 기념품을 몇가지 찾을 수도 있었다.   마지막 섬까지 모두 프로그램을 마치고 풀문리조트로 돌아오는 뱃길… 등과 다리가 너무 따가워서 제대로 앉아 있을수도 없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섬들과 산호들, 그리고 눈 앞에서 같이 눈을 마주치고 째려보던 열대어들과 함께 헤엄치던 기억 때문에 한 없이 미소가 번져 나왔고, 잠시후에 있을 Sunset Cruise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로 돌아오는 뱃길도 마냥 즐겁기만 했다.   리조트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하기 위해 우리 방쪽으로 걸어가는데, 유럽인 커플들도 우리 방과 같은 방향이었나보다. 넷이서 나란히 걷다가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띄워보려고 몇 마디 말을 걸었다. 남자애는 독일인이고, 여자애는 프랑스 인인데 둘이서 대화할때는 어느나라 말을 사용하냐는 질문에 여자아이가 독일어를 잘 해서 주로 독일어로 얘기를 하고, 영어도 가끔 사용한다는 대답을 한다. 그리고는 우리가 워터 방갈로에 묵는지 물어보았다. 혹시 파도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편한 휴식을 취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사실 창문을 닫으면 파도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창문을 열어놓으면 아름다운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기는 하지만, 더운 바람이 불어 에어컨을 틀어도 소용이 없기 때문에 주로 창문을 닫아 놓고 지낸다는 얘기를 하고, 창문을 열고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바다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자랑을 했더니 한번 보고 싶어하는 눈치여서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초대를 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길이 갈라져서 각자의 방을 향해 갈라졌다.   샤워를 하고 바닷물이 말라 달라붙은 염분들을 다 씻어내고 옷을 갈아입은 후에 Sunset Cruise 에 참가하기 위해 다시 방을 나섰다. 영국인 부부와 유럽인 커플은 왜 해질녘의 바다를 구경하러 나가는 것을 그렇게도 강력히 추천을 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인도양의 바다에는 많은 수의 돌고래가 살고 있다. 돌고래는 특성상 해질녘에 활동이 가장 왕성하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춰 바다로 나가면 배를 따라 헤엄을 치기도 하고, 가끔은 물 위로 높게 솟아 올라 재롱을 떨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매일 돌고래 무리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어쨌거나 캠코더와 디카를 가지고 돌고래를 만나기 위해 출발을 했다.         20여분쯤 깊은 바다로 나갔을까? 배의 승무원들이 배 앞쪽으로 몰려 나와서 온갖 기괴한 소리를 내며 돌고래를 유인하기 시작했다. 가수들의 콘서트 장에 가서 손가락을 입에 집어 넣고 부는 휘파람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기도 하고, 전화카드 같은 것을 입에 대고 희한한 소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렇게 돌고래를 부르기를 5분여 정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배의 반대편쪽에 있는 사람들이 탄성을 지른다. 서둘러서 눈길을 돌렸더니, 배 옆으로 돌고래 4~5 마리가 헤엄을 치며 따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곧 깊은 바다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또 잠시 후, 원래 있던 곳의 사람들이 탄성을 지른다. 얼렁 가봤더니 돌고래는 커녕 멸치만한 생선들이 조금 보인다.   이렇게 여기저기 따라다니기만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배의 앞머리 부분으로 갔다. 돌고래를 부르려고 소리를 만들어 내는 선원이 배 맨 앞머리에 매달리다시피 해서 소리를 내고 있었고, 그 바로 뒤에 앉아서 카메라를 손에 들고 준비하고 있었다. 집사람은 내 바로 뒤에 와서 앉는다. 그리고는 잠시 후, 믿을 수 없을만큼 귀여운 돌고래들과의 장난이 시작되었다. 배 왼쪽 오른쪽을 오가며 따라 오는 돌고래의 무리들… 가끔씩, 물 위로 살짝 솟구쳐 오르면서 마치 우리에게 인사라도 하는 양,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장난질을 하고 있었다. 그냥 몸을 일으켜서 배 아래로 뛰어 들면 돌고래 등에 업힐 것 같은 가까운 거리에서 4~5 마리씩, 그렇게 4~5 무리의 돌고래가 우리가 탄 배와 함께 바다를 가로 질러 달리고 있었다.   우리와 다른 한국인 부부를 포함해 대충 20여명의 승객들이 연신 카메라를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하면서 돌고래의 모습을 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운좋게도 돌고래가 헤엄치는 모습을 단 몇 분이라도 캠코더에 담을 수가 있었고, 신혼여행을 마친 후에 집에 돌아와서 틀어보며 팔짝팔짝 뛰며 좋아하는 아내를 보는 기분도 썩 괜찮았다.   잠시후 선원들이 간식을 준비해서 제공을 한다. 참치를 육포처럼 말린 것과 코코넛을 나눠 주었다. 아무래도 바다위라 서빙을 하기가 쉽지 않은 듯 보였지만, 바다 위에서 먹는 코코넛과 참치포는 참 맛있었다.   짧은 Sunset Cruise 가 막을 내리고 우리는 풀문리조트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러 가기전에 바다에서 튀긴 바닷물과 하루의 피로를 씻어 내기 위해 샤워를 했다. 그리고, 집사람이 샤워를 하러 들어갔는데, 하루종일 수영하고, 돌아다니고, 소리지르고, … 그렇게 무리를 좀 했는지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 침대에 잠시 몸을 눕혔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그리고, 결혼 후 첫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   샤워를 마치고 나온 집사람은 저녁을 먹으러 가자며 나를 깨운다. 그냥 자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물먹은 솜마냥 축 쳐져 버린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워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려고 방을 나서려 하는데, 집사람이 버럭 나에게 짜증을 낸다. 왜 지저분한 옷을 그대로 입고 가냐구…   사실, 몰디브에 가면서 옷을 그렇게 많이 챙겨간 것이 아니고,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아있어서 가급적이면 많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나가려고 했던것인데, 그리고 내가 보기엔 그렇게 지저분해 보이지도 않았는데, 집사람은 맘에 들지 않았나보다. 거기에 피곤까지 더해져서 무척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들렸다. 하지만, 나도 그 순간에는 너그럽게 받아 줄 수가 없었다. 나 역시도 몹시 피곤했던 데다가, 잠시 잠이 들었다가 막 정신을 차려서 간신히 몸을 일으킨 상황이어서 그리 정답지 않은 목소리로 대꾸를 했나보다. 그렇게 지저분한 옷 아니구, 지저분 하다고 하더라도 갈아입을 옷이 없다구… 앞으로 남은 일정을 잘 소화하려면 아껴야 한다구… 나름대로는 다정하게 달래면서 얘기한답시고 했는데, 집사람은 끝내 못마땅한지 그때부터 입을 다물고 퉁명스러운 모습으로 나를 대한다.   레스토랑에 도착하여 나지르를 만났지만, 집사람은 별로 반가워 하지도 않고 나지르가 말을 걸어도 대꾸조차 안한다. 괜히 가운데서 무안해진 나는 나지르에게 맥주를 한 잔 가져다 줄 것을 부탁하고, 집사람에게 기분 풀으라고, 맛있게 저녁 먹고 들어가서 쉬자고 얘기를 했다. 하지만, 역시 집사람은 요지부동, 뾰루퉁한 자세 일관이었다. 먹는둥 마는둥 대충 식사를 마치고 방에 들어갔지만, 등을 돌리고 누워 버리는 모습은 내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온몸이 피곤에 쪄들은 나 역시 마음의 여유가 생기질 않아 그렇게 둘은 아무런 대화도 없이 잠이 들어 버렸다.   손마저 잡지 않은채로 태그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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